은연중에 나오는 진심 그냥



친구가 날 먼저 꼬드겨냈고 
다른 친구 두명을 픽업해서
한강으로 급 드라이브를 갔다.


반포대교 쪽 잔디밭에 돗자리 펴놓고 치맥을 하면서 기나긴 수다

친구 3이 하는 말

"은연중에 나오는 말이나 행동에 그 사람의 진심이 담겨져있어."


 은연하다 : 겉으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아니하고 어슴푸레하며 흐릿하다


 나도 모르게 불쑥 튀어나온 말이나 행동이 
 당황스럽게도 내 무의식, 의식을 대변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
 늘 말실수를 하는 사람도 겉으론 미안하다고 하지만 사실 그게 진심일 수도.

 문득 난 어떤 말들을 은연중에 했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은연중에도 따뜻함이 묻어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졌다.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 2악장 adagio assai 듣기



가끔 심신수련을 하기 위해 방에 있을 땐 클래식을 틀어놓고 지낸다.

 누자베스의 aruarian dance 을 좋아한 이후로 
 그가 샘플링 했던 원곡 The Lamp Is Low - Laurindo Almeida 를 좋아했고,
 또 그의 원곡인 Ravel의 'Pavane pour une infante defunte'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 빠졌다.



모리스 라벨 Ravel, Joseph Maurice
프랑스의 작곡가(1875~1937).

작품은 인상주의의 기초 위에서 고전적인 형식미와 다성적 기법을 구사하여 에스파냐풍의 정서를 나타내고 있으며,
 세계 근대악파의 지도적 지위를 지니고 있다. 작품에 <볼레로>, <밤의 가스파르> 따위가 있다.

스페인 국경에서 가까운 남프랑스의 시브르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스페인계의 부인이었다.
그의 작품에 스페인적인 성공한 작품이 많은것도 출생지의 풍토 영향.
태어남과 동시에 파리로 이사하여 음악원을 졸업하고 평생을 파리에서 보냈다.
음악가로는 특히 드뷔시를 존경했다. 인상주의의 작풍이 작품에 크게 반영되어있다.
 인상주의의 본가가 드뷔시냐, 라벨이냐 의견이 분분한 듯.






 그렇게 자연스레 라벨의 곡을 자주 듣게 됐다.
 그 중에서 추천하고 싶은 게 있다.
들으면 들을 수록 심신이 편안해지고 정신건강에도 좋을것 같아서 추천.





Maurice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 Lipanović - Filjak mov. 2




Maurice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 Lipanović - Filjak movEMENT
2 adagio assai Ivo lipanovič conductor Martina Filjak piano

역시 클래식은 현장공연으로 보는게 제맛!


라벨(프랑스) 음악의 마지막 찬란함을 나타내는 걸작.
고전 형식에 현대풍의 유희적 감각을 교묘하게 함께 담은 「G장조」 가 보다 널리 애호되고 있다.









아래는 친절히 피아노 악보로 나오는 버전.
Ravel - Piano concerto in G, II. Adagio assai (with sheet music)



Ravel - Piano concerto in G, II. Adagio assai, with sheet music (2 pianos version)

Alicia de Larrocha, piano


제 2악장. Adagio assai E장조 3/4. 세도막 형식.
피아노가 제1주제를 제시하고 이 단조로운 리듬이 악상을 일관하여 지배한다.
피아노 독주는 고음의 트릴에 의해서 끝나는데 목관군이 순서대로 이 트릴에 짧은 음표로 변주되면서 악상을 장식하여 간다.
중간부는 피아노가 고전적인 주제(악보 3)를 나타내는 곡이다

피아노가 다시 음계풍으로 이것을 장식하면서 전개되고 이곳에서 이 곡은 절정을 이룬다.
또다시 잉글리시 호른이 제1주제를 노래하고 피아노가 이것을 장식하며 제3부로 들어간다.
전곡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악장이다. (내가 제일 하고 싶었던 말)



피아노연주 가능한 사람은 따라보면서 쳐도 무방하겠다.
음악 흘러가는 순서로 시트가 바뀐다. 이런거 보면 괜히 양손으로 피아노치는 자세를 잡게 된다.
샵이 4개나 붙은 마장조(다단조)라 치기는 귀찮아 보이지만..!





Now At Last - Feist 듣기




Feist의 목소리가 나는 너무 좋다. 이건 특히 피아노 반주도 잔잔하니 예쁘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Let it Die / Feist 2005.05.03
2005년 캐나다 주노 어워드 '올해의 신인'으로 그녀의 앨범 「Let It Die」는 '올해의 앨범'으로 선정되었다.
 카바레의 음울함 속에 포크와 재즈, 팝의 정수를 간결히 표현한 싱어송라이터의 앨범.




Now At Last - Feist

Now at last I know
What a fool I've been
For have lost the last love
I should ever win

Now at last I see
How my heart was blind
To the joys before me
That I left behind

When the wind was fresh
On the hills
And the stars were new in the sky
And the lark was held in the still
Where was I
Where was I

When the spring is cold
Where do robins go
What makes winter lonely
Now at last I know

When the wind was fresh
On the hills
And the stars were new in the sky
And the lark was held in the still
Where was I
Where was I

When the spring is cold
Where do robins go
What makes winter lonely
Now at last I know

(출처 네이버)

나는 내일을 기다리지 않는다 - 발레리나 강수진, 그녀의 이야기 읽기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있을 뿐'

 
 간되지마자 이끌리듯 사게 됐고 한정판 다이어리까지 함께 받았다.

우선 제목부터 알 수 있다싶이 오늘에 더 충실하잔 내용이다.
소개글과 목차에서 제일 끌렸던 부분은 ' 오늘 하면 내일도 할 수 있다.' 이 문장이었다.

무엇이든 해야할 일은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하면 되는데 나에겐 그게 왜 그렇게 어려울까.
오늘 하루를 어느정도만 만족하는 수준에서 보내버리고
오늘 미처 하지 못한 일은 '내일 더 열심히하자!' 혼자 결심해놓고
정작 그 다음날도 완벽하게 하지 못한 일이 수두룩한 것 같다.
오늘 못했으면서 왜 내일은 될거라고, 쉬울거라고 생각하는가?

 

 
이 책에서 그녀는 말한다.

나의 경쟁자는 '나 자신'이라고.

오늘 하루 눈을 뜨며 나는 어제의 강수진이 살았던 삶보다 더 가슴 벅차고 열정적인 하루를 살려고 노력한다고.
그렇게 자기 자신과 경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시기할 시간도 없고,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괴감에 빠지거나 자책할 시간도 없다고.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하면 된다. 나는 내일을 믿지 않는다.
 대신 오늘, 지금 바로 이 순간이 내가 믿는 유일한 것이다.
하루하루의 삶 역시 어제의 내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과, 그 노력이 반복된 산물이다.'

 

 아주 사소한 부분 하나도 운에 맡기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열정으로 그녀의 운명을 통제하고 싶어했다.
 중학생 시절 발레를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면서부터, 공부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욕심에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도서관을 향했고 지금까지 45년을 살면서 하루에 4시간 이상을 자본적이 없다.
매일 촘촘하게 짜여진 일과를 습관으로 만들었고, 멋진 공연으로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발레 실력과 스킬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발레리나의 내면과 인격 또한 중요하다고 말한다.
 '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자립심과 독립심을 키우는 어머니의 교육 방침으로 그녀는 소극적인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어린나이에 발레 유학을 가면서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우리에게 주체적이고 개성적인 삶을 살도록 권유한다.

'좋아보이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따라하지 말고, 누군가가 시키는 인생을 살지 말라.
 단순하게 생각하라. 왜 다른이의 인생을 부러워하는가?
 당신은 당신 인생을 살아야하는게 아닌가?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에 대해 좀더 정직하게 대하고,
그를 진솔하게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내눈에 보이는 나를 더 신경쓰고, 내가 보기에 당당 할 수 있도록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녀는 솔직하고 소탈하고 겸손하다.
 어제의 자신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발전적으로 사는 오늘이 모여서 바로 지금의 그녀가 되었다.
 안일하게 살던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함께 받은 한정판 다이어리 중간 중간에는 그녀의 사진과 글귀가 적혀있다.
어제의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라고 그녀가 나에게 주는 숙제 같았다.



'오만과 편견' 출판사 별 비교 (Pride and Prejudice) 읽기


한달전에 오만과 편견 책을 구입했다.
2005년에 나온 조 라이트 감독의 '오만과 편견'을 영화관에서 보고
키이라 나이틀리에 감탄하며 제인 오스틴의 팬이 되었는데
간만에 다시 보고 싶어졌다.


90년대에 범우사에서 나온 책을 갖고 있었지만 그건 너무 낡았다.
오래된 책의 종이냄새는 좋았지만 빽빽한 글씨에 가독성이 떨어졌기 때문에
새로운 마음으로 새 책을 샀다.

'오만과 편견' 은 200년 전에 쓰인 책인데
여전히 인기가 많아서 다양한 출판사에서 번역본을 내놓았다.
그 중에 고민하던 출판사 몇 곳이 있는데


 민음사 / 현대문화센터 / 시공사
열린책들 / 펭귄클래식 / 하서명작시리즈

6가지였다. (주로 맘에드는 커버를 골랐음)


개인적으로 책 고르는 기준

커버 : 내 맘에 드는 책을 더 아끼고 예쁘게 본다. 괜히 더 꺼내게 되기도.
번역 : 어색하거나 거부감 없이 매끄럽게 읽을 수 있고 상상이 잘 되는 번역체
서문 또는 각주 : (보충 설명과 풀이) 책 뒷부분에 단어만 따로 나열해서 설명하는 것 보다
내용 안이나 그 페이지안에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게 각주(또는 역주)가 달린 것이 좋다.  




 
번역을 살펴보기로 했다. 그 중 제일 잘 읽히는 책을 고르기로.
미리보기를 통하여 순서대로 도입부를 비교 해보았다.
각 출판사마다 번역이 다르다.
맨 앞구절만 봐도 각자 다른걸 한 눈에 알 수 있다.

개인적인 취향과 주관적인 평이 섞인 부분은 제일 끝에 적었습니다.


클릭하면 사진이 커집니다.
(미리보기 이미지는 알라딘과 인터파크 도서에서 가져왔습니다.)



1. 민음사 (2003.09.20 페이지 564쪽 )
특징 : 민음사의 책은 일반 책들과 다르게 책이 세로로 길고 폭이 좁은 편이다.
         그래서 위 아래 페이지의 여백이 많다.






2.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2006.03.06 페이지 448쪽 )

 
 특징 : Movie Tie-In 2005년 키이라 나이틀리의 주연 영화 커버.
영화판의 팬이라면 이 책 구입시 커버가 어느정도 영향을 끼칠 수 도.







3. 시공사 세계문학의 숲 시리즈 (2012.01.14 페이지 506쪽 ) 

 특징 : 각주가 페이지 아랫부분에 그때 그때마다 조그맣게 달려있다.
 단어의 뜻을 당시 시대 상황과 문화에 비추어 나름 자세하게 설명했다. 

+ 추가 : 혹시 궁금하신 분들 계실까봐 적습니다.
주석이 총 이야기 속에서 61개 달렸습니다. 직접 세어봤어요 ㅎㅎㅎ
부록 '버지니아 울프의 제인 오스틴' 분량 15페이지
해설은 분량 10페이지 입니다.







 4. 열린책들 ( 2010.10.20 페이지 480쪽 )


  특징 : 대화의 큰따옴표 대신 「」를 쓴다.
 해설 10쪽, 작가 연보 3쪽, 주석은 14개의 간략한 각주(한줄 씩)라 분량이 1페이지
주인공 다아시를 다시라고 번역했다고..




5. 펭귄클래식코리아 (2009.10.26 페이지 568쪽 )

 
 특징 : 스포를 포함한 서문이 30페이지 가량 먼저 나온다. 서문에 밀려 미리보기로 1장을 볼 수 없었다...
서문 33쪽 역자 해설 14쪽, 합쳐서 총 47페이지
주해는 총 15페이지 분량 (주석  총 121개)

+ 추가 : 감사하게도 현린님께서 펭귄클래식 캡쳐본을 보내주셨다!







6. 하서 명작선 시리즈 ( 2009.12.20  페이지 400쪽 )

 
 특징 : 내용 속에 역주를 달아놨다.

 
  개인의 취향에 맞게 앞부분을 읽어보는 것이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렇지만 어떤 책이 더 낫다고 판단 할 수는 없다.
  읽는 사람마다 케바케니까..  
  그래서 개인 평은 긴글로 접어두겠다. 



'오만과 편견' 을 영어 텍스트본으로 받을 수 있는 링크를 걸어본다.
http://archive.org/details/prideandprejudic01342gut

음성파일로 들을 수도 있다.
http://archive.org/details/pride_prejudice_krs_librivox




쨌든 책 읽은 소감 !
 
 오늘 새벽에 구입한 책을 한번에 다 읽었다. 오백페이지 뭐 금방 가네여..눈은 빠질것 같지만..
 다아시ㅜㅜㅜㅜㅜㅜ 주인공 엘리자베스도 쿨매력녀ㅜㅜ
 오히려 다아시보다 리지가 더 차도녀같다고 생각했다. 다아시는 다정해.. 
 제인오스틴은 분명 당대 영국의 밀당녀였어.... 

영화보다 책이 확실히 감정 묘사에 충실하다.
어떻게해서 그에게 편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오해가 어떻게 풀리는지 그 과정과
그에게 느끼는 감정 변화의 선이 부드럽다.
충분한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 베넷씨의 대사에서 종종 터졌다.
완전 센스만점의 아빠 되시겠다.

나는 이제 영국BBC 1995년 작 
콜린퍼스가 나오는 '오만과 편견' 드라마 편을 섭렵할 예정

우수의 찬 콜린퍼스의 눈빛

+_+!!!
.
.
.

이건 뭐, 차례차례 포스팅 하기로 한다. 

 

미리보기로 통한 내 개인적인 평 (누르면 긴글로 이어집니다)

정재형 피아노 앨범 'Le Petit Piano' 듣기


정재형 피아노 앨범 'Le Petit Piano'

정재형 (가수, 작곡가) 
장르 : 뉴에이지, 이지리스닝/인스트루멘탈
발매 : 2010.04.13
(출처 네이버)


무도에서 끼를 발휘하는 모습을 보기 전에
피아노 곡의 팬이었습니다.
'오솔길'은 타이틀이고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제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곡이에요
오홍홍홍 웃는 모습도 좋지만 역시 그는 피아노 앞에 있을 때가 제일 멋지네요.
추운 겨울날, 특히 밤에 들으면 정말 마음이 편해지고 따뜻해지는 음악입니다.
전곡 모두 좋아요 저는 애정하는 세 곡만 링크올립니다.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연주하는 동영상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http://www.youtube.com/watch?v=TBfB3W4eeH0&feature=player_embedded

'오솔길'
http://www.youtube.com/watch?v=tfEe5wJ0cWA&feature=player_embedded

'겨울의 정원'
http://www.youtube.com/watch?v=N1TFym8IvjE&feature=player_embedded



어느 피아니스트의 미치도록 아름다운 고백

정재형, 첫 피아노 연주 앨범 « Le Petit Piano »

서울에서 파리로. 다시 파리에서 서울로

‘음악이 흐르면 주위는 더 고요해진다. 피아노가 숨쉬는 소리까지 들린다.’ – 이적

정.재.형. 그의 이름 앞에는 너무나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다. 가수, 작곡가, 에세이스트, 영화음악 감독 등. 이제 우리는 그에게 또 하나의 이름을 붙이기로 한다. ‘피아니스트’ 정재형. 이제 당분간 우리는 그를 이렇게 부르기로 한다.

정.재.형. 그는 어느 한 두 단어로 규정 지을 수 없는 예술가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그를 이렇게 말한다: ‘그는 자유롭고 또 자유롭다. 그는 바람처럼 자신이 가고 싶은 곳 어디든 향한다.’ 마치, 국내에서 최고의 음악가로 인정받던 90년대 어느 날, 서울에서 파리로 훌쩍 떠나버렸듯이. 그리고 2010년. 다시 파리에서 서울로 돌아와 우리 앞에 놓인 피아노에 앉아있듯이. 자유인 정재형, 그가 지금 우리에게 들려줄 얘기는 무엇일까.


파리의 작은 방에서 꾼 여덟 개의 꿈

‘조심스레 건반이 노래를 시작하면 내 마음 속 잊혀진 시간과 그리운 얼굴이 춤을 춘다.’ – 유희열

그의 피아노 연주는 낭만적이며 격정적인 것으로 그의 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기대로 그의 첫 피아노 연주 앨범 « Le Petit Piano » 를 섣불리 예상한다면 아마 당신은 놀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이 앨범에서, 그의 열 손가락은 너무나 편안하고 부드러우니까. 이 앨범에서 그의 숨소리는 피아노 위에 놓여진 여든 여덟 건반을 골고루 어루만진다. 아니, 그는 건반과 함께 호흡한다. 그래서, 예의 그의 공연에서 보던 에너지 충만한 타건과, 보는 이를 압도하는 그의 팔놀림을 이번 앨범에서 상상하긴 어렵다. 하지만 그는 그 대신 유럽과 아시아를 두 팔에 안은 그의 삶처럼, 세월의 폭을 따라 깊고 넓어진 눈매로 건반을 응시한채 비로소 음 하나 하나를 천천히 뿌린다. 그렇게 그의 음악은 깊어졌고, 시선은 넓어졌다. 따뜻하지만 외로운, 그래서 듣는 사람들의 지친 어깨에 두 손을 올리는 앨범 « Le Petit Piano ». 그의 피아노가 우리에게 대화를 건넨다. 아주 작은 하나 하나의 미물을 감싸안듯 조심스러운 터치로.

아름다운, 미치도록 아름다운 음악들

‘모든 것을 안아주는 따뜻한 봄옷같은 놀라운 음악들.’ – 루시드폴

우리는 피아노 연주음반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러기에 혹자는 이 앨범도 그저 ‘적절한 서정성’으로 무장한 그만그만한 피아노 음반이 아닐까 하는 편견을 가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적당히’ 아름다운 음반이 아니다. ‘미칠듯이’ 아름다운 음악, 그러나 결코 ‘천하지 않은’ 음악이 가득한 음반이 바로 « Le Petit Piano »이다.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떠오르는 음악가가 있다. 바로, ‘피아노의 시인’ 프레데릭 쇼팽 (Frédéric François Chopin). 그리고 ‘달빛의 음악가’ 클로드 드뷔시 (Achille-Claude Debussy). 공교롭게도 두 음악가는 모두 파리를 주무대로 활동하던 클래식 작곡가이다. 대중음악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던 정재형이 갑자기 파리 고등음악원으로의 유학을 결심한 것도 우연은 아니리라. 그리고 그의 음악적 내공을 단련시킨 ‘파리’라는 공간을 이 앨범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것도 우연은 아니리라. 2010년, 올해는 프레데릭 쇼팽의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2010년 봄, 우리는 정재형의 음반을 만난다.

피아노를 데우는 온기어린 멜로디. 그러나 폭풍처럼 우리 마음을 흔들다.

‘거르고 걸러져, 이윽고 남은 미세한 감정의 앙금들이, 되려 조용한 폭풍을 불러온다.’ – 김동률

앨범을 플레이어에 걸고 눈을 감으면, 첫 트랙 ‘오솔길’이 흘러 나오며 앨범은 시작된다. 어느새 그는 우리 옆에 앉아 조용히 말을 걸기 시작한다. 아니, 어느새 우리 옆에 나란히 서있다. 말 한 마디 없이도 편안한 친구처럼 정재형은 멜로디를 우리 발 걸음 앞에 조용히 늘어놓으며 40여분의 여행을 준비해 준다. 두번째 트랙 ‘사랑하는 이들에게’에서 그는 그의 사랑얘기를 ‘말없이’ 들려준다. 미처 말하지 못한 사랑고백을, 손 끝에서 흘러내리는 멜로디로 우리 앞에 꺼낸다. 따갑게 빛나는 한여름 햇살보다는, 꺼져가는 바닷가 모닥불 가에 드리워진 여름밤의 서늘함과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세번째 트랙 ‘여름의 조각들’. 그리고 클로드 드뷔시의 아름다움을 닮은 네번째 트랙 ‘달빛’이 이어진다.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아름다움이다. 그리고 추억은 다시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다섯번째 이야기에 닿는다. 다섯번째 트랙 ‘겨울의 정원’을 들으며 그를 따라 걷다보면, 한 겨울의 매서운 눈보라가 아닌, 따뜻한 통나무집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그 안에서 바라보는, 김서린 창문 밖의 햇살이 눈 앞에 피어난다. 시간은 다시 봄으로 옮겨가, 여섯번째 트랙 ‘바람에 이는 나뭇가지’에서 겨울을 견디고 봄을 준비하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이윽고 우리의 귀를 울린다. 이렇게 아직 녹지 않은 눈 쌓인 어느 언덕의 풍경아래에서 일곱번째 트랙 ‘비밀 ’ 의 애수어린 멜로디가 흐르고, 여덟번째 트랙 ‘가을의 뒷뜰’이르러 이 아름다운 앨범은 서서히 갈무리된다. 그리고 앨범이 끝나갈 무렵, 그는 조용히 우리의 눈을 뜨게 하고 사라져 버린다. 마치 늦은 봄눈처럼. 4월의 벚꽃처럼.


‘작곡가’ 정재형과 ‘피아니스트’ 정재형. 두 페르소나의 만남 : « Le Petit Piano »

클래식 (Classic)이란, 비단 오래묵은, 오래된 것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시간의 때를 타지 않는 영원한 것. 그만한 가치를 간직하고 있는 것에 붙는 영예로운 헌사이다. 베토벤이 그렇고, 쇼팽이 그렇고, 비틀즈가 그렇듯이.

시간이 흐르고, 정재형의 이 앨범이 클래식의 반열에 오르게 될지는 아직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여덟 트랙의 이야기로 가득찬 이 앨범을 내려놓는 순간, 우리는 그의 앞으로의 음악적 행보에 대한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비록 이 앨범은 ‘작곡가’ 정재형과 ‘피아니스트’ 정재형의 만남을 알리는 시작에 불과하지만, 이제 우리에겐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음악을 만들어 낼 그의 인생을 기쁜 마음으로 바라보는 일만 남았으니까.

바람처럼 자유로운 음악가 정재형. 그의 결코 ‘작지 (petit)’ 않은 ‘피아노 (piano)’ 에서, 이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고 이 바람은 우리의 귀를 이끈 채 작고 큰 공연장을 너머 오랜 시간을 걸쳐 이 세상에 계속 불고 있을 것이다. 그의 음악처럼 아름다운 향을 머금은 채.

앨범소개(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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